향기랩

문서·인쇄

인쇄 터잡기(하리꼬미)란, 중철·무선 페이지 순서

책자 인쇄 전 페이지를 큰 종이에 앉히는 터잡기(하리꼬미)의 원리, 국전지·4×6전지와 판형, 16쪽 대, 중철과 무선철의 페이지 순서 차이, A5 16쪽 중철 배치 예시와 작업 전 체크리스트를 정리했습니다.

터잡기와 하리꼬미라는 말

인쇄 현장에서 '하리꼬미'라고 부르는 작업은 영어로 임포지션(imposition), 일본어 표준 용어로는 '멘즈케(面付け)'라고 합니다. 하리꼬미는 일본어 '하리코미(貼り込み, 붙여 넣기)'에서 왔다는 설명이 일반적입니다. 필름 시절 각 페이지 필름을 큰 대지에 붙여 판을 만들던 작업 방식이 이름으로 남은 것으로 봅니다. 우리말로는 '터잡기'라는 말을 함께 씁니다.

다만 두 말 모두 국어사전에서 인쇄 용어로는 찾기 어렵습니다. 2026년 10월 확인 기준으로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에는 '터잡기'가 인쇄 뜻으로 올라 있지 않고, 우리말샘의 '하리꼬미'는 기자 사회의 은어(수습기자의 경찰서 숙식 취재)로만 실려 있습니다. 인쇄소와 이야기할 때는 '터잡기' '하리꼬미' '임포지션' 모두 통하니 상대가 쓰는 말에 맞추면 됩니다.

왜 터잡기가 필요한가

책은 한 쪽씩 따로 인쇄하지 않습니다. 큰 종이 한 장의 앞뒤에 여러 쪽을 한꺼번에 찍은 다음 접고(접지), 묶고(제본), 세 변을 잘라(재단) 만듭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펼쳤을 때 페이지가 1, 2, 3 순서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인쇄 전에 각 페이지를 어디에, 어느 방향으로 놓을지 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터잡기입니다.

터잡기를 잘못하면 페이지 순서가 뒤섞이거나 일부 쪽이 거꾸로 인쇄됩니다. 잘못된 판으로 수천 장을 찍으면 종이·잉크·인쇄 시간이 모두 버려집니다. 종이를 최대한 꽉 채워 앉히면 같은 책을 더 적은 종이와 인쇄 횟수로 만들 수 있으므로 비용과도 직결됩니다.

전지 크기와 판형, 그리고 '대'

인쇄소는 대개 전지라는 큰 종이를 씁니다. 국내에서 많이 쓰는 전지는 두 가지입니다.

전지에 앉힐 수 있는 쪽수(계산상)
전지크기(mm)예시 판형한 면에 앉는 쪽수남는 여유(mm)
국전지636 × 939A5 148 × 2104 × 4 = 16쪽가로 44, 세로 99
4×6전지788 × 1091B5 182 × 2574 × 4 = 16쪽가로 60, 세로 63
4×6전지788 × 10914×6배판 188 × 2574 × 4 = 16쪽가로 36, 세로 63

표의 여유는 재단 크기만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실제로는 인쇄기가 종이를 무는 물림 여백, 도련, 재단선과 색 확인용 표시가 이 여유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장비마다 필요한 여백이 다르므로 최종 배치는 인쇄소 기준을 따릅니다. 국판(A5 계열) 책이 국전지에, 4×6배판 책이 4×6전지에 짝지어 쓰이는 것도 이렇게 손실 없이 나뉘기 때문입니다.

'대'는 큰 종이 한 장을 접어 만든 페이지 묶음을 세는 단위입니다. 위 표처럼 한 면에 8쪽씩 앉혀 양면 인쇄하고 세 번 접으면 16쪽 한 묶음이 나오는데, 이것을 흔히 '16쪽 1대'라고 합니다. 160쪽 책이라면 16쪽 대가 10개 필요합니다. 쪽수가 대 단위로 나누어떨어지지 않으면 8쪽·4쪽짜리 대를 섞거나 빈 쪽을 넣어 맞춥니다. 대 하나에 몇 쪽을 넣는지는 전지 크기, 판형, 접지기 사양에 따라 인쇄소가 정합니다.

예를 들어 원고가 150쪽인 무선철 책이라면 16쪽 대 9개로 144쪽을 만들고 남은 6쪽은 8쪽 대 1개에 담습니다. 합계 152쪽이 되므로 빈 쪽 2개가 생깁니다. 이 빈 쪽은 보통 책 맨 뒤에 두거나 장이 바뀌는 곳의 간지로 씁니다. 원고를 144쪽으로 줄이거나 160쪽으로 늘리면 16쪽 대만으로 구성할 수 있어 공정이 단순해집니다. 쪽수를 정할 때 인쇄소에 대 구성을 먼저 물어보면 이런 조정을 미리 할 수 있습니다.

중철과 무선철의 페이지 순서 차이

중철은 접은 종이를 겹겹이 끼워 넣고 가운데 접힌 곳을 철사로 박는 방식입니다. 잡지, 행사 안내서, 얇은 카탈로그에 씁니다. 종이 한 장이 반으로 접혀 4쪽이 되므로 전체 쪽수는 4의 배수여야 합니다. 가장 바깥 장에는 맨 앞 쪽과 맨 뒤 쪽이 함께 실립니다.

무선철은 대를 차례로 쌓은 뒤 등을 갈아 접착제로 붙이는 방식입니다. 단행본, 두꺼운 보고서에 씁니다. 대가 겹쳐 끼워지지 않고 나란히 쌓이므로 1대에는 1~16쪽, 2대에는 17~32쪽처럼 연속된 쪽이 들어갑니다.

32쪽 책을 16쪽 대 두 개로 만들 때
제본바깥(첫) 대안쪽(둘째) 대
중철1~8쪽과 25~32쪽9~24쪽
무선철1~16쪽17~32쪽

같은 32쪽이라도 제본 방식을 바꾸면 판의 내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쇄소에 파일을 넘긴 뒤 제본 방식을 바꾸면 터잡기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예시: A5 16쪽 중철 소책자의 페이지 배치

A4 용지 4장을 반으로 접어 겹치면 A5 16쪽 소책자가 됩니다. 사무실 양면 프린터로도 만들 수 있고, 인쇄소 터잡기의 원리를 이해하기에도 좋은 예입니다. 각 장의 한 면에 A5 두 쪽이 나란히 놓입니다.

A4 4장, A5 16쪽 중철 배치(왼쪽 | 오른쪽)
종이앞면뒷면
1장(가장 바깥)16 | 12 | 15
2장14 | 34 | 13
3장12 | 56 | 11
4장(가장 안쪽)10 | 78 | 9

규칙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한 면에 나란히 놓인 두 쪽 번호의 합은 늘 17(전체 16쪽 + 1)입니다. 둘째, 앞면은 오른쪽에 홀수 쪽이, 뒷면은 왼쪽에 짝수 쪽이 옵니다. 가장 안쪽 장의 뒷면 8 | 9가 책을 펼쳤을 때 철사가 보이는 가운데 펼침면입니다.

14쪽짜리 원고라면 4의 배수인 16쪽으로 맞추기 위해 빈 쪽 2개를 넣습니다. 빈 쪽은 보통 표지 안쪽(2쪽)이나 맨 뒤 앞쪽(15쪽)에 둡니다. 사무실 프린터로 출력할 때는 양면 인쇄의 뒤집기 방향을 '짧은 쪽 기준'으로 해야 뒷면이 거꾸로 찍히지 않습니다. 본 인쇄 전에 한 부를 뽑아 접어서 번호를 확인합니다.

인쇄소의 16쪽 1대처럼 큰 종이 한 장에 8쪽씩 앉히는 경우에는 일부 쪽이 위아래가 뒤집힌 채 놓입니다. 접는 순서와 방향에 따라 배치가 달라지므로 종이 한 장을 실제로 세 번 접어 각 칸에 쪽 번호를 써 본 뒤 펼쳐 보면 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것을 접지 견본(더미)이라고 합니다.

도련, 밀림, 접지 방향

  • 도련(재단 여백): 배경색이나 사진이 종이 끝까지 닿는 디자인은 재단선 바깥으로 그림을 더 늘려 둡니다. 재단이 1mm만 어긋나도 흰 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국내 인쇄소는 보통 사방 3mm를 요구합니다. A5(148 × 210mm)라면 작업 크기는 154 × 216mm가 됩니다. 반대로 글자와 쪽 번호는 재단선에서 안쪽으로 몇 mm 이상 떨어뜨립니다.
  • 밀림(크리프): 중철에서 종이를 여러 장 겹쳐 접으면 안쪽 장일수록 종이 두께만큼 바깥으로 밀려 나옵니다. 재단하면 안쪽 장은 바깥쪽 여백이 더 많이 잘려 쪽 번호가 잘리거나 좌우 여백이 들쭉날쭉해집니다. 쪽수가 많거나 종이가 두꺼울수록 커지므로 안쪽 장의 내용을 등 쪽으로 조금씩 당겨 보정합니다.
  • 접지 방향과 종이결: 종이에는 섬유가 한 방향으로 늘어선 결이 있습니다. 결과 나란하게 접으면 깔끔하게 접히고, 결을 가로질러 접으면 두꺼운 종이는 접힌 선이 갈라지기 쉽습니다. 무선철 책은 결이 책등과 나란해야 잘 펼쳐집니다. 터잡기 방향은 이 결 방향과 함께 정해야 합니다.
  • 판 거는 방식: 앞뒷면을 서로 다른 판으로 찍는 양면걸이, 한 판에 앞뒤 내용을 모두 앉히고 종이를 뒤집어 다시 찍는 돈땡(좌우로 뒤집기)·천지돈땡(위아래로 뒤집기)이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냐에 따라 같은 쪽의 판 위 위치가 달라집니다.

자주 하는 실수와 작업 전 체크리스트

  1. 쪽수 확인: 중철이면 4의 배수인지, 무선철이면 인쇄소가 정한 대 구성에 맞는지 봅니다. 빈 쪽을 어디에 둘지 미리 정합니다.
  2. 재단 크기와 도련: PDF의 페이지 크기가 재단 크기인지, 도련을 포함한 크기인지 인쇄소 요구와 맞춥니다. 같은 문서 안에서 페이지 크기가 섞이지 않았는지도 봅니다.
  3. 안전 여백: 쪽 번호, 머리글, 중요한 글자가 재단선에 너무 붙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중철은 밀림 때문에 바깥쪽 여백을 조금 더 줍니다.
  4. 펼침면 디자인: 두 쪽에 걸친 사진은 중철 가운데 펼침면이 아니면 서로 다른 종이에 인쇄됩니다. 색이나 위치가 미세하게 어긋날 수 있음을 감안합니다.
  5. 제본 방식 확정: 중철인지 무선철인지, 왼쪽 철인지 오른쪽 철인지(세로쓰기 책) 먼저 정합니다. 바뀌면 터잡기 전체가 바뀝니다.
  6. 견본 확인: 터잡기한 결과를 한 부 출력해 실제로 접고 잘라 순서를 봅니다. 화면만 보고 넘기는 것이 가장 흔한 사고 원인입니다.

직접 터잡기 PDF를 만들어 볼 때는 이 사이트의 하리꼬미(터잡기) 도구를 쓸 수 있습니다. PDF를 넣으면 중철·무선(2·4·8·16·32쪽 대)·같은 그림 반복 배치로 판을 짜고, 재단선(일본식 이중 재단선·서양식)·접지 표시·센터 표시와 중철 밀림 보정을 넣은 PDF를 만듭니다. 처리는 브라우저 안에서만 하고 원본 PDF는 서버로 보내지 않습니다. 다만 최종 판은 인쇄소 장비와 종이에 맞춰야 하므로, 만든 파일을 넘기기 전에 인쇄소에 물림 여백과 판 크기를 확인합니다. 다른 문서 형식을 열어 볼 때는 문서도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인쇄소에 PDF를 낼 때 터잡기까지 해서 보내야 하나요?

대부분의 인쇄소는 한 쪽씩 순서대로 된 PDF를 받아 자기 장비에 맞게 직접 터잡기를 합니다. 터잡기한 파일을 보내도 되는지는 반드시 먼저 묻습니다. 소량 디지털 인쇄나 직접 출력할 때는 스스로 터잡기한 파일이 쓸모 있습니다.

중철은 몇 쪽까지 가능한가요?

정해진 상한은 없지만 종이가 두껍고 쪽수가 많을수록 책이 벌어지고 밀림이 커집니다. 얇은 본문 용지라면 수십 쪽까지 흔히 중철로 만들고, 그 이상은 무선철을 권하는 인쇄소가 많습니다. 종이 두께를 정한 뒤 인쇄소에 가능한 쪽수를 묻습니다.

왜 쪽 번호가 1쪽 옆에 16쪽이 오나요?

중철에서 가장 바깥 종이는 접었을 때 앞표지(1쪽)와 뒤표지(16쪽)가 됩니다. 펼쳐 놓은 한 장 위에서는 이 둘이 나란히 있어야 접었을 때 앞과 뒤로 갈라집니다.

도련을 넣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배경이 끝까지 차는 디자인이라면 재단 오차만큼 가장자리에 흰 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배경이 흰색이고 내용이 안쪽에만 있다면 도련이 없어도 문제가 드뭅니다.

N-up 인쇄와 터잡기는 같은 건가요?

N-up은 한 장에 여러 쪽을 순서대로 모아 찍는 것입니다. 접고 철했을 때 순서가 맞도록 배치를 바꾸는 것은 아니므로 책자용 터잡기와는 다릅니다. 명함이나 스티커처럼 같은 그림을 반복해 앉힐 때는 N-up 방식이 맞습니다.

출처

법령·고시·요율은 바뀔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위 날짜에 출처를 다시 확인해 고쳤습니다. 실제 적용은 회사나 관계 기관에 확인하세요. 틀린 내용을 발견하면 문의로 알려 주세요.